요즘 태양광 발전소 관련 뉴스를 보다 보면 한 가지 생각이 듭니다.
태양광은 분명 필요한 에너지입니다. 탄소중립, 재생에너지 확대, 전기요금 문제, 농촌 재원 확보까지 생각하면 태양광 발전소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태양광 사업을 하다 보면 늘 부딪히는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사람입니다.
서류상 허가가 났다고 해서 사업이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행정 절차가 끝났다고 해서 주민 마음까지 설득된 것도 아닙니다.
최근 전남 순천의 한 저수지에서 추진되는 수상태양광 발전소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한국농어촌공사가 농업용 저수지에 수상태양광 발전소를 추진했는데, 정작 가장 가까운 마을 주민들이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되면서 반발하고 있는 사건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순천 운천저수지 수상태양광 논란을 타임라인으로 정리하고, 왜 갈등이 생겼는지, 태양광 업계가 여기서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간단합니다.
한국농어촌공사가 순천 운천저수지에 1MW급 수상태양광 발전소를 추진했고, 순천시는 이를 허가했습니다. 그런데 발전소와 가장 가까운 마을 주민들은 허가 후 약 9개월이 지나서야 이 사실을 알게 되면서 반발하고 있습니다.
KBS 보도에 따르면 이 수상태양광 발전소는 계획대로라면 용량 1MW예상 수입은 연간 1억 원 이상입니다. 농어촌공사는 이 발전 수입을 농업기반시설 유지관리비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겉으로 보면 공익사업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주민 입장에서는 다릅니다.
“왜 가장 가까운 마을은 몰랐는가?”
“왜 다른 마을에서 공청회를 하고 허가를 받았는가?”
“우리 마을 경관과 재산권은 누가 책임지는가?”
이 질문들이 이번 갈등의 중심입니다.

이번 사건을 이해하려면 순서를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점주요 내용
| 반세기 전부터 | 운천저수지는 마을 주민들과 함께한 농업용 저수지 역할을 해옴 |
| 최근 수년간 | 저수지 주변 마을에 귀촌인 등 약 30여 가구가 거주, 자연경관과 생태환경이 마을의 강점으로 자리 잡음 |
| 2025년 7월 | 한국농어촌공사가 순천시로부터 운천저수지 수상태양광 발전사업 허가를 받음 |
| 허가 전후 | 주민 의견수렴 과정에서 저수지에서 약 600m 떨어진 마을 주민 동의를 받은 것으로 보도됨 |
| 허가 후 약 9개월 뒤 | 정작 약 200m 거리의 가장 가까운 마을 주민들이 수상태양광 발전소 추진 사실을 알게 됨 |
| 2026년 5월 | KBS 광주 보도로 논란이 알려짐 |
| 이후 예정 | 주민들은 순천시의 태양광 발전 허가 취소를 요구하며 전라남도 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할 예정 |
이 타임라인을 보면 갈등의 시작점이 보입니다.
주민들이 A 마을로 이사를 오는 이유가 저수지가 보이는 경관이라고 했습니다. 수상태양광을 설치하면 보기가 좋지 않다는 의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문제는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주민들이 사업 과정에서 배제됐다고 느낀 것입니다.
수상태양광은 말 그대로 물 위에 설치하는 태양광 발전소입니다.
일반적인 태양광 발전소는 토지, 건물 지붕, 공장 지붕, 축사 지붕 등에 설치됩니다. 반면 수상태양광 발전소는 저수지, 댐, 담수호 같은 수면 위에 부유식 구조물을 띄우고 그 위에 태양광 모듈을 설치합니다.
수상태양광의 장점은 분명합니다.
첫째, 산지나 농지를 훼손하지 않고 기존 수면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둘째, 물 위에 있기 때문에 모듈 온도 상승이 비교적 억제되어 발전 효율 측면에서 장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셋째, 저수지를 보유한 공공기관 입장에서는 유휴 공간을 활용해 발전 수익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단점도 있습니다.
첫째, 경관 훼손 논란이 생길 수 있습니다.
둘째, 수질과 생태계에 대한 주민 불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셋째, 저수지를 삶의 일부로 생각하는 주민들에게는 심리적 거부감이 클 수 있습니다.
넷째, 설명과 동의 과정이 부족하면 사업 전체가 주민 갈등으로 번질 수 있습니다.
이번 순천 운천저수지 수상태양광 논란은 바로 이 네 번째 문제와 깊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가장 큰 쟁점은 주민 의견수렴입니다.
보도에 따르면 농어촌공사는 주민 의견수렴을 위해 해당 지역에서 약 600m 떨어진 마을 주민들의 동의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정작 수상태양광 발전소와 약 200m 거리의 가장 가까운 마을 주민들은 허가 후 9개월이 지나서야 알게 됐다고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생깁니다.
태양광 발전소에서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멀리 있는 사람일까요?
아니면 매일 저수지를 바라보며 살아가는 가장 가까운 주민일까요?
주민들은 이 부분에서 큰 배신감을 느낀 것으로 보입니다.
태양광 발전소는 단순히 패널 몇 장 설치하는 사업이 아닙니다.
특히 수상태양광은 마을 풍경을 바꿉니다.
저수지가 내려다보이는 마을이라면 더 그렇습니다.
주민 입장에서 저수지는 그냥 물이 아닙니다.
누군가에게는 17년 전 귀촌을 결심하게 만든 풍경입니다.
누군가에게는 평생 살아온 마을의 얼굴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집값, 토지 가치, 삶의 만족도와 연결된 공간입니다.
그런 공간에 수상태양광 발전소가 들어온다면, 가장 가까운 주민에게 먼저 설명하는 것이 상식입니다.
의도적인 부분이 없었기를 바랍니다.
저도 태양광 사업을 하면서 요즘 저수지에 수상태양광 영업을 하러 다니는 업체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습니다. 지인분은 제게 조언을 받고자 오시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뉴스에서는 농촌진흥공사가 주도적으로 허가를 낸 것 처럼 보이는데 아래 '5. 갈등 원인 2'를 보시면 의구심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같은 경우로 제가 개발중인 '경북 구미시 산동'의 태양광 발전을 진행하고 있지 못합니다.
국가가 거리 제한을 완화해 주는 것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조례가 수정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쟁점은 입지 문제입니다.
KBS 보도에 따르면 순천시 도시계획조례는 마을에서 500m, 도로에서 200m 안에는 태양광 발전소가 들어설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습니다. 이 조항대로라면 운천저수지에는 태양광 발전소가 들어서기 어렵지만, 순천시는 농어촌공사의 태양광 발전소를 공익상 필요에 따라 설치할 수 있다고 판단해 허가를 내줬다고 보도됐습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올라온 순천시 도시계획 조례에서도 태양광 발전시설은 도로에서 200m 이내에 입지하지 않아야 한다는 기준 등이 확인됩니다.
여기서 핵심은 이것입니다.
공익상 필요가 있다면 조례상 제한을 예외적으로 넘을 수 있는가?
그렇다면 그 예외를 적용할 때 주민 설명은 더 엄격해야 하는가?
저는 두 번째가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공익사업이라고 하면 주민들은 반대하기 어려워집니다. “공익인데 왜 반대하느냐”는 시선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행정기관과 공공기관은 공익을 말할수록 더 투명하게 설명해야 합니다.
공익이라는 이름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라면, 절차도 공익적이어야 합니다.
운천저수지 주변 마을은 자연경관이 좋고, 귀촌인들이 들어와 살고 있는 곳으로 보도됐습니다. 마을 주민들은 저수지 풍경을 마을의 자랑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수지 위에 수상태양광 발전소가 들어서면 풍경이 바뀝니다.
태양광 업계에서는 “수면 일부만 활용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주민 입장에서는 “내가 매일 보던 풍경이 바뀐다”고 느낍니다.
이 차이가 큽니다.
사업자는 숫자로 봅니다.
1MW.
연간 1억 원 이상 수익.
농업기반시설 유지관리비.
재생에너지 확대.
주민은 삶으로 봅니다.
저수지 풍경.
귀촌 마을 이미지.
집과 땅의 가치.
평생 살아온 마을의 분위기.
둘 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서로 보는 기준이 다릅니다.
이 기준 차이를 좁히는 과정이 바로 주민설명회이고 의견수렴입니다.
그 과정이 부족하면 수상태양광 발전소는 시작부터 갈등을 안고 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 사건은 하나의 마을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한국농어촌공사는 2026년 4월, 수상태양광 발전 규모를 2030년까지 3GW로 확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발전수익은 농업용수 공급 재원으로 활용하고, 농어민·공사·발전사업자 간 수익 분배 구조를 균등하게 개선하겠다는 계획도 밝혔습니다.
공사에 따르면 농업용수 유지관리에 필요한 적정 예산은 연 6,630억원인데, 실제 가용 예산은 연 4,358억 원 수준입니다. 매년 약 2,000억 원 상당의 예산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논리는 이해됩니다.
기후변화로 가뭄과 폭우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농업용수 관리에는 돈이 필요합니다.
저수지와 담수호를 활용해 발전 수익을 만들고, 그 돈을 농업기반시설 유지관리에 쓰겠다는 구상은 정책적으로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다른 질문이 나옵니다.
농업용수 재원 확보가 필요하다는 이유만으로, 마을 주민의 생활환경 변화까지 당연히 받아들여야 하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 앞으로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갈등이 반복될 가능성이 큽니다.
농어촌공사가 수상태양광을 3GW까지 확대하려면 단순히 설치 가능 면적만 보면 안 됩니다.
더 중요한 것은 주민 수용성입니다.
저수지는 지도 위의 빈 공간이 아닙니다.
그 주변에는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
여기서 한쪽으로만 몰아가면 안 됩니다.
수상태양광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잘 설계하면 장점이 많은 사업입니다.

토지 훼손을 줄일 수 있고, 농업용 저수지의 유휴 수면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공공기관이 발전 수익을 농업용수 관리에 사용한다면 농촌 인프라 유지에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주민 참여형 모델이 제대로 작동한다면 지역 소득 사업으로 발전할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수상태양광이 아니라 방식입니다.
수상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하느냐 마느냐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어떻게 설치하느냐입니다.
누구에게 먼저 설명했는가.
어떤 자료를 공개했는가.
수익은 어떻게 나누는가.
경관 훼손은 어떻게 줄이는가.
수질과 생태계 우려에는 어떤 근거로 답하는가.
가장 가까운 주민에게 어떤 보상과 선택권을 주는가.
이 질문에 답해야 합니다.
태양광 발전소 사업을 오래 보면 느끼는 게 있습니다.
허가는 끝이 아닙니다.
허가는 시작입니다.
행정기관이 허가를 내줬다고 해서 주민 갈등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법적으로 가능하다고 해서 현장에서 받아들여지는 것도 아닙니다.
특히 수상태양광은 더 민감합니다.
산속에 숨어 있는 태양광 발전소와 다르게, 수상태양광 발전소는 마을에서 잘 보일 수 있습니다.
저수지를 바라보고 사는 주민에게는 매일 보이는 변화입니다.
그래서 태양광 사업자는 이런 질문을 먼저 해야 합니다.
“법적으로 가능한가?”보다
“주민이 납득할 수 있는가?”
“허가를 받을 수 있는가?”보다
“이 사업을 20년 동안 갈등 없이 운영할 수 있는가?”
이 질문을 건너뛰면 사업은 흔들립니다.
순천 운천저수지 수상태양광 논란은 태양광 업계에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첫째, 주민 의견수렴의 기준은 거리인가, 실제 영향인가?
둘째, 공익사업이라면 주민 동의 절차를 더 강하게 해야 하는가?
셋째, 수익을 농업기반시설 유지관리비로 쓴다면 주민 반발은 줄어드는가?
넷째, 경관과 재산권 우려를 단순 민원으로 봐도 되는가?
다섯째, 앞으로 수상태양광 3GW 확대 과정에서 비슷한 갈등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하면 수상태양광 사업은 계속 부딪힐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태양광 사업을 무조건 반대하는 입장이 아닙니다. 오히려 태양광은 앞으로 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공장 지붕, 창고 지붕, 축사 지붕, 주차장, 저수지, 유휴부지까지 잘 활용하면 에너지 문제와 지역 소득 문제를 동시에 풀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보면서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태양광 사업은 햇빛으로 돈을 버는 사업이지만, 결국 사람 마음 위에 세워지는 사업입니다.
주민에게 저수지는 숫자가 아닙니다.
1MW도 아니고, 연간 1억 원 수익도 아닙니다.
그곳은 매일 바라보는 풍경이고, 살아온 시간이고, 마을의 자존심입니다.
그 위에 수상태양광 발전소를 짓겠다면 먼저 물어봐야 합니다.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가장 먼저 설명해야 합니다.
공익이라는 말이 진짜 힘을 가지려면 과정도 공익적이어야 합니다.
수상태양광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농어촌공사의 농업용수 재원 확보 논리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주민을 건너뛴 수상태양광은 오래가기 어렵습니다.
태양광 발전소는 패널만 세우는 사업이 아닙니다.
신뢰를 세우는 사업입니다.
이번 순천 운천저수지 논란은 그 사실을 다시 보여주는 사건입니다.
저수지 위에 태양광 패널을 띄우는 것은 기술의 문제지만, 그 아래 깔린 주민 마음을 살피는 것은 태도의 문제입니다.
공익이라는 이름이 주민을 건너뛰는 명분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 수상태양광은 일반적으로 수면의 30% 이내 개발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환경에 따라 설치 할 수 있는 면적이 달라집니다. 그렇다면 200M 마을에서 바라보는 수상광태양광 면적을 가상 도면으로 만들고 수상태양광의 장점인 녹조 현상 저하, 미세 먼지와 온실 가스 저하, 수분 증발 저하 등의 유익한 부분을 자료로 보여 드리며 설득 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입장입니다.
장길동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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